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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뱀을 농락한 늑대를 찾습니다 | 로퓨어 저 - 판타지속 동물들

럽판타지 2023. 1. 1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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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3.10시 55분 우지해안 올레7코스

“알렉, 일어났어?”
사샤가 근육이 울룩불룩한 팔을 붕붕 흔들었다. 그의 뒤로는 아까 도망쳤던 자객들이 줄줄이 포박된 채로 끌려와 있었다.
“헤헤, 이놈들이 헤매고 있길래 싹 잡아 왔지. 1층 창문으로 들어온 놈들도 우선 지하에 가둬 놨…….”
“좋은 아침이군, 사샤.”
알렉이 사샤의 말을 자르며 생글 웃었다. 그 인사말이 너무도 다정하게 들렸는지 사샤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알렉의 가식적인 미소를 올려다보던 로렌은 어깨를 더듬었다. 조금 전 바닥에 던져 두었던 알렉의 셔츠가 어느새 제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덕분에 얇은 슬립 차림을 사샤에게 보일 일은 없었다.
“내가 분명 수컷들은 이 저택에서 나가라고 하녀장에게 말했던 것 같은데. 넌 언제부터 암컷이 되어 버린 걸까.”
알렉은 품에 가두고 있던 로렌을 놓아준 뒤 사샤에게 다가갔다.
“그― 알렉, 그걸 바짝 세우고 날 암컷이라고 부르면 내 기분이 이상해져.”
얼굴이 창백하다 못해 퍼렇게 질리기 시작한 사샤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렉의 몸을 힐끗거렸다. 특히 저 무시무시한 하반신을 말이다.
“게다가 네게서 아주 달콤한 페로몬 냄새가 나는군, 사샤.”
“꾸, 꿀을 많이 먹어서 그래!”
사샤의 부지런한 뒷걸음질보다 알렉의 걸음이 더 빨랐다.
“이건 꿀 냄새가 아닌데.”
두 사내의 간격은 순식간에 좁아졌고 벽으로 몰린 사샤는 커다란 어깨를 움츠렸다. 겁이 나긴 했지만 자신의 페로몬이 꿀 냄새보다 달콤하다는 사실이 이 와중에 자랑스러웠다.
“어째서 로렌의 페로몬이 네게 묻어 있는 거지?”
알렉이 사샤의 머리 옆에 손을 짚고서 코를 킁킁거렸다. 미약하지만 분명 로렌의 냄새였다. 찻집에서 쓰러진 로렌을 옮길 때 묻은 것이나 알렉이 그런 사정까지 알 리가 없었다.
“나, 난 너의 보좌관이고, 너의 친우야!”
사샤는 활짝 열어 놓았던 셔츠 앞섶을 다급하게 여미면서 알렉을 거절했다.
‘채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내 매력이 알렉을 꼬실 만큼 대단해진 건가. 하긴 페로몬이 꿀 냄새보다 달콤하다는데 알렉도 별수 없겠지.’
“왜 묻었냐고 묻잖아.”
알렉은 사샤의 헛소리를 무시하면서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그리고 다른 사내에게 묻은 로렌의 페로몬을 털어 내기 위해 제 페로몬을 풀었다. 사샤에게 묻어 있던 미약한 페로몬이 알렉의 것으로 덮이니 더는 사샤에게서 로렌의 향기가 나지 않았다.
“우욱, 그만, 쿨럭!”
같은 수컷의 페로몬이 지독했던 사샤가 기침을 해 댔지만 알렉은 그런 걸 딱히 신경 쓰는 인물이 아니었다.
알렉은 걸음을 물린 뒤 이불로 대충 하반신을 가렸다. 로렌을 탐하며 부풀었던 욕망도 사샤를 보자마자 수그러든 상태였다.
하지만 무언가 단단히 오해해 버린 사샤는 여전히 벽에 붙어서 알렉을 경계했다. 꿀이 묻어 번들대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알렉, 나한테 페로몬 샤워까지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넌 이미 반려도 있고 넌 내 취향이…….”
“헛소리는 그만하고 저놈들부터 빨리 처리해. 식사하러 나갈 거야.”
알렉은 로렌을 번쩍 안아 들고서 “배고프지?” 하고 물었다. 깜짝 놀란 로렌은 재빨리 알렉의 목에 팔을 두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밤새도록 시달린 탓에 마침 시장하던 참이다.
“내 넘치는 매력 때문에 심각한 삼각관계가 되어 버렸어.”
사샤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중얼거렸다

검은 뱀을 농락한 늑대를 찾습니다 1권 | 로퓨어 저

https://ridibooks.com/books/437501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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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쎈 여주, 내숭없는 여주 그런 여자에 눈에 꿀떨어지는 남자.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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