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픽션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보다 더 사나운 것은 인정받지 못한 사람이다

럽판타지 2022. 11. 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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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는.

인간의 욕구중에서 인정의 욕구를 생각해 본다. 직장 내 일어나는 갑질과 모략과 괴롭힘의 저변에는 인정의 욕구에 대한 갈망이 내재되어 있다. '남들과 나는 다르다' 혹은 '남들보다 나는 우월하다'라는 인식이 자존감의 발로이고 그 자존감은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선기능이 작용하기도 한다.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에 합당한 노력과 능력을 보여준다면이야 건강한 자존감은 우리 사회를 발전 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뒤틀린 자존감이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시간과 정열과 땀 없이 인정을 받으려고 하거나,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깍아내리거나 그 공을 가로채서 얻으려는 인정의 욕구는 파괴적이다.
비상직적이고
무식하고
배려없고
폭력적이고
위험하고
저질이다.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은 두 가지 경우 가능하다. 본인이 정말로 뛰어나거나 다른 사람들이 본인보다 못하거나. 내가 가장 뛰어나다와 모두 나보다 못하다는 같은 말이다. 강조의 방점만 다를 뿐. 모든 공동체에서 흔히 일어나는 마녀사냥은 자존감이 낮거나 인정의 욕구를 채우지 못한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다. 혹은 자신의 무능함과 게으름을 왕따의 뒤로 감추려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그럼..왜 사람은 인정 받아야 할까? 왜 인정 받으려고 할까? 모든 인간 관계의 시작은 '자기애'로 부터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한다'고 한다. 근데,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의 인정인것일까? 오히려 다른 사람의 인정을 통해 자기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 스스로 자기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왜 본인 스스로 자기를 사랑할 수 없을까? 어릴 때 부터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려서? 그 부정적인 생각이 유독 자기 스스로에게 행해 있을까?
기본적으로 뒤틀린 인정의 욕구를 가진 사람들은 남들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평가하는 그 사람이 옳은가? 그 사람의 평가가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철학에서는 '현상'과 '실재'의 문제가 계속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변화하는 찰나의 현상만을 알 수 있을 뿐, 그 실재를 알 수는 없다.

보통 우리가 즉각적immediate으로 경험하여 알게된 것을 진술하는 언명들은 거짓이 될 가능성이 많다...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똑같은 관점에서 책상을 볼 수 없으며, 관점이 변하면 빛이 반사되는 방식도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철학에서 흔히 문제가 되고 있는 하나의 구별, "현상appearance"와 "실재reality", 즉 우리의 감각에 비추어진 사물의 모습과 우리의 감각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제 모습 과의 구별이다...어떤 독단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책상 그 자체가 어떤 하나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해야만 한다...이상과 같은 논의는 책상 표면의 나무 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책상의 모양이라고 해서 이보다 더 사정이 낫지는 않다. 우리 모두는 사물의 "실제적인" 모양에 대해 판단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을 무반성적으로 행하기 때문에 우리는 현실적으로 보통 실제의 모양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실제적인" 모양이 아니다. 실제적인 모양은 우리가 본 것으로부터 추리되어진 것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방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항상 변하는 모습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설명을 통해 볼때 감각은 책상 그 자체에 대한 사실을 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책상의 감각적인 현상에 대한 사실만을 전해주는 것 같다. 이와 같은 곤경은 촉각의 경우에도 나타난다...그러한 감각들은 기껏해야 모든 감각들을 촉발시키는causes 어떤 속성을 간접적으로 알려 주는 표지sign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논의들은 책상을 가볍게 두드릴 때 들리는 소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실제적인 책상은, 설령 그런 책상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즉각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인식되어진 것으로부터 추리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리하여 두 가지의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 제기된다.
어떤 색깔을 볼때마다 우리는 그 색깔에 대한 감각(감각-자료들을 즉각적으로 의식하는 경험)을 가지게 되지만, 그 색깔 자체는 감각이 아니라 감각-자료(우리의 감각에 의해 즉각적으로 인식되는 것들, 색깔, 소리, 냄새, 딱딱한 촉감, 거친 촉감 등)이다... 감각-자료는 책상의 속성이 아니며 실제적인 책상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물리적 대상physical object"라고 부를 것이다. 모든 물리적 대상들의 총체는 "물질matter"이라고 불릴 것이다.

철학의 문제들 버트란드 러셀 지음/ 박영태 옮김 이학사 2000년 2월 25일 CH1. 현상과 실재 중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내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알 수 없다. 나도 나를 알 수 없는데, 그 어떤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목메지 말자. 결국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옳은 쪽이 밝혀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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