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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효과

by 럽판타지 202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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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거점의 중요성이 명백한 경우를 자주 보는데도 부차별 곡선에 준거점이 빠졌다는 것은 맹목적 이론 추종의 놀라운 사례다. 노사 협상에서도 기존 계약 조건을 준거점 삼아 서로 양보를 요구한다는 것은 노사 양측이 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흥정에서 양보를 하면 손실 회피 성향 탓에 마음이 착찹해진다. 준거점의 역할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도 많이 경험한다. 직업이나 거주지를 바꾸면, 또는 바꾸려고 생각만 해도, 새로운 직업이나 거주지의 특징이 지금과 비교해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라고 생각되던 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판단에서 이익보다 불이익이 더  크게 보였을 것이다. 손실 회피 성향 때문인데, 더 나빠지는 변화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실직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 받아들일 최저임금은 예전 임금 평균의 90퍼센트이며, 이 수치는 1년마다 10퍼센트가 조금 안 되는 정도로 떨어진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29쪽)

 

무차별 곡선(반비례곡선)의 표준 모델이 예전하지 않는 선택의 두 가지 측면을 드러낸다. 첫째, 취향은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준거점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 변화의 불이익은 이익보다 더 커 보이는 탓에 현 상태를 선호하는 편향이 생긴다. 물론 손실 회피 때문에 현 상태를 절대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새로운 기회에서 오는 혜택이 부풀려진 손실보다도 클 수 있다. 손실 회피가 의미하는 것은 단지 준거 상황을 선호하는 매우 편향된(그리고 일반적으로 큰 변화보다는 작은 변화를 선호하는 편향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통용되는 무차별 곡선과 베르누이가 부의 상태로 결과를 표시한 것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 잘못된 단정에 기초한다. 어떤 상태에 관해 내가 느끼는 주관적 만족, 즉 효용은 오직 그 상태에만 달렸지, 과거 이력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 잘못된 단정을 바로잡은 것은 행동경제학의 성과 중 하나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31쪽)

 

소유 효과

전망 이론에 따르면, 와인을 흔쾌히 사거나 팔 의향은 준거점, 즉 교수가 와인을 지금 소유했느냐 소유하지 않았느냐에 달렸다. 와인을 소유했다면, 와인을 '포기하는' 고통을 고려한다. 와인을 소유하지 않았다면, 와인을 '얻는' 기쁨을 고려한다. 두 가지 가치는 손실 회피 때문에 동일하지 않았다. 좋은 와인을 포기할 때의 고통은 같은 정도로 좋은 와인을 얻을 때의 기쁨보다 크다...손실에 대한 반응이 그와 상응하는 이익에 대한 반응보다 더 크다는 뜻이다. 이것이 세일러가 찾던 소유 효과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경제 문제에 전망 이론을 처음 적용한 이때의 일은 행동경제학 발달에 획기적인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33쪽)

 

이런 시장 거래가 R교수가 와인을 팔지 않으려는 행동이나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의 입장권을 가진 사람이 높은 가격에도 표를 팔려하지 않는 행동과 다른 점은 무엇을까? 두드러진 차이는 상인이 고객에게 파는 신발과 고객이 신발을 사려고 지불하는 돈은 모두 '교환을 위해' 소유한다는 점이다. 둘 다 다른 상품과 바꾸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와인이나 수퍼볼 입장권 같은 상품은 '사용하기 위해', 그러니까 소비하거나 즐기기 위해 소유한다. 소득이 바탕이 되는 여가나 생활수준도 판매나 교환이 목적이 아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34쪽)

 

평상시에 사용하는 물건을 팔 때는 뇌에서 혐오, 고통과 관계있는 영역이 활성화한다. 살때도 이 영역이 활성화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다고 생각될 때, 그러니까 판매자가 교환가치를 넘어서는 돈을 챙긴다고 느낄 때만 그러하다. 뇌 영상법은 매우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면 즐거워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37쪽)

 

전문 거래인처럼 생각하기

거래 배테랑은 질문을 정확히 던지는 법을 터득한 게 분명하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나는 가질 수 있는 다른 물건을 포기하면서까지 저 컵을 얼마나 '갖고' 싶은가" 이콘(경제학)의 질문이 그런 식이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던질 때 소유 효과는 사라진다. 물건을 얻는 기쁨과 그것을 포기하는 고통 사잉의 비대칭성은 이 질문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된 '빈곤 상태에서의 결정' 심리에 따르면, 빈곤층도 소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집단이다. 전망 이론에서 가난은 자신의 준거점을 밑도는 삶이다. 가난한 사람은 필요한 물건도 살 형편이 안 될 수 있어서, 언제나 '상실감'을 느낀다. 따라서 이들이 받는 적은 돈은 이익이 아니라 줄어든 손실로 인식된다. 이 돈은 준거점을 향해 조금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가난한 사람은 항상 가치함수에서 가파른 부분에 머물러 있다. 가난한 사람도 전문 거래인처럼 생각하지만, 역동성은 사뭇 다르다. 가난한 사람은 전문 거래인과 달리 얻는 것과 포기하는 것의 차이에 무심하지않다. 문제는 가난한 사람의 선택은 언제나 여러 손실 사이의 선택이란 것이다. 한 가지 상품에 지출한 돈은 대신 구압할 수도 있었던 다른 물건의 손실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40쪽)

 

소유 효과와 관련한 말들

"그는 사무실 두 곳 중 하나를 고르라는 말에 다 좋다고 했는데, 막상 사무실이 결정되고 하루가 지나자 사무실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소유 효과다!"

" 협상이 통 진전되지 않는다. 양보하면 서로에게 이득인데도 물러서지 않는다. 손실은 이익보다 더 커 보이는 법이다. "

"가격을 올렸더니 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집을 애초 구입가보다 싹 내놓는다는 것은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손실 회피가 작동하는 탓이다."

"그는 구두쇠여서 1달러를 써도 무조건 손실로 친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4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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