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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여자4

익애(溺愛), 사랑에 빠지다 | 정은숙 저 - 형수 아닌 형수님 “저는 어려서부터 박장에 붙어살았던지라 박장 생리를 잘 압니다. 서투른 다모보다는 제가 훨씬 더 나을 것입니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제가 방가에게 접근해 도련님이 원하는 것을 얻어 내겠습니다. 대신 제가 성공하면 그 대가로 집에서 떠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원하던 것이 결국 이것이었던가. 작지 않은 충격에 시언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기를 원하셨습니까?”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게 외치려던 시언은 문득 입을 다물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땀방울을 흘리며 싱그럽게 피어나던 그 얼굴. 그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빛을 다 잃고 어두운 규방에 갇혀 살라고, 그 누가 강압할 수 있을까. 법도, 체통, 가문의 명예. 그런 것들이 이 죄 없는 여인에게서 생기를.. 2022. 12. 22.
참아주세요, 대공 | 진소예 저 - 이건 반어법. 참지마! 제발. 얕은 잠에 빠져 눈을 깜빡일 때마다 창밖의 세상이 하얘지고, 어느덧 더운 김에 성에가 잔뜩 끼었다. 또다시 100을 세겠다며 눈을 감았다가 뜬 그녀는 창에 비친 그림자를 발견했다. 욕실 벽난로 옆에 기대 있는 누군가에게로 시선을 옮긴 리아의 동공이 커다래진다. 멍하니 올려다본 남자는 클로드 같았다. 아니, 분명 클로드였다. “…꿈인가?” 헛웃음을 흘리며 물을 떠 세수를 하자, 이번엔 옷을 벗는 그가 보였다. 주저 없이 셔츠를 거꾸로 벗어 툭 던진 그가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린다. 리아는 눈을 감는 것도 잊은 채 남자를 보았다. 그는 마치 책에서 본 전쟁의 신과 닮아 있었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전체적인 모습이 달랐다. 터질 듯 단단해진 상체를 가득 채운 상흔이 지난 3년간의 일들을 대.. 2022. 12. 10.
남자고등학교 | 은태경 저 - 남자여도 상관없어! “내가 졌다.” 뭐가 졌단 말인지. 내기는 네가 이긴 걸로 안다만. 아니면 우리가 언제 싸우기라도 했냐. 녀석이 또 큭큭큭 웃는다. 민우가 웃는 통에 내 몸까지 들썩인다. 이놈 상태가 좀……. “우선 미안하다. 그날, 변명일 테지만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무슨 사정?” “말 못할 사정.” “내가 알면 안 되는 거냐.” “그래.” “왜?” 녀석이 움찔한다. 도대체 왜? 내기에 이기고 싶어서 죽어라 공부하고 내 입술까지 쓱싹 먹어치운 놈이 그 상황에서 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 날 내팽개쳐 놓고 간단 말이냐. 도통 이해가 안 된다. 넌 역시 외계인임이 틀림없어. 기본 상식이 안 통하잖아. 세상천지에 너 같은 놈이 어디 있더냐. 속으로 한숨을 몰래 쉬고선 어렵게 질문을 던졌다. “난 민우 네가 후회한다고 .. 2022. 11. 30.
미친 | 시크 저 - 거친 달달함 키스가 더럽고 불결하다는 그의 입장은 십분 이해하지만 왜 자신의 입술에까지 관여하는지 라경이 달갑지 않은 티를 내며 말했다. “잘했어. 그러니까.” 그런데 불쑥 한준이 가까워졌다. 밴드에 붙은 흰 종이를 떼어 내고 있는데 그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가 한 손으로 아일랜드 식탁을 짚는가 싶었다. 고개를 든 라경이 무슨 일이지,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잔잔한 물이 흐르는 듯해서 라경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였다. “…….” 입술이 닿았다. 라경의 눈이 서서히 커졌다. 맞닿은 입술에 후끈, 열이 번지는가 싶더니 빛이 명멸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이가 간질거리고 멍해지는 느낌. 한준이 떨어졌다. 라경이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계속 그를 바라봤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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