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28x90 SMALL 완월1 완월 (玩月)| 정은숙 저 아까부터 말려둔 원고를 거둬들이며 그의 행색을 힐끔힐끔 훔쳐보던 장 씨가 결국 입을 열었다. “다희가 혼인한다고 하니 마음이 허하슈?” 움찔. 대답은 안 했지만 흠칫 놀라는 그의 반응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쯧쯧, 크게 혀를 찬 장 씨가 원고를 연상 한편으로 미뤄두더니 담배통에 불을 댕겼다. 자칫 원고에 불이 붙을까 두려워 운이 항상 질색하는 짓이다. 하지만 오늘따라 운은 타박도 않고 그저 외면할 뿐이다. “동생을 보내는 심경인 게지.” 침묵이 얼마나 지났을까. 장 씨가 뻐끔뻐끔 피우던 담배도 거의 다 타갈 무렵에야 비로소 운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퍽이나.” 역시나 말 한마디로 운을 후려갈기는 장 씨다. 다시 침묵이 계속됐다. 장 씨가 담배통에 다시 연초를 채우고 불을 댕겼고, 한동안 작업.. 2022. 12. 16. 이전 1 다음 728x90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