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오류는 만연한 낙관 편향이 드러난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우리는 대부분 세상을 실제보다 더 온화하게 보고, 우리 속성을 실제보다 더 좋게 보며, 우리가 세운 목표의 성취 가능성을 실제보다 더 높게 본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우리 능력을 과장하는 성향도 있어서 낙관적 과신을 낳는다. 낙관 편향은 그것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때,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인지 편향일 것이다. 낙관 편향은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위험이 될 수도 있어서, 기질적으로 낙관적인 사람은 행복하지만 동시에 신중해야 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79쪽)
낙관주의자
타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낙관적이고 과신하기 쉽고 본인 생각보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한다는 가설이다...개인이나 기관이 중대한 위험을 자발적으로 감수할 때마다 낙관 편향이 관여한다는 때로는 지배한다는, 증거도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흔히 확률을 가볍게 보고, 실제 승산을 알아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낙관주의는 다소 기만적인 측면이 있을지라도 행동을 해야 할 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81쪽)
사업가의 망상
낙관적 기질의 장점 하나는 장애물을 만나도 하던 일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인내에는 대가가 따를 수 있다...그런데 47퍼센트는 가망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도 개발을 지속했고, 끈질긴(또는 고집 센) 이들은 처음 손실이 평균 두 배로 불어난 뒤에야 사업에서 손을 뗐다...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대부분의 바람직한 특징에서 대부분의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더 우수하다고 진심으로 믿는다고 결론 내렸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82-383쪽)
경쟁 간과
사업가들의 낙관주의를 희망 사항으로 해석하면 편하겠지만, 낙관주의를 그런 감정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여기서는 아래와 같은 인지 편향, 특히 시스템 1의 주요 특징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편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내 목표에 집중하고 내 계획을 기준점으로 삼은 채 관련 기저율을 간과하면서, 계획 오류에 빠진다.
-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춘 채, 타인의 계획과 능력은 간과한다.
- 과거를 설명할 때도 미래를 예상할 때도, 능력의 역할에 집중하고 운의 역할을 간과하는 탓에 쉽게 '통제 착각'에 빠진다.
- 아는 것에 집중하고 모르는 것을 간과해, 자신의 생각을 과신한다.
'운전자의 90퍼센트가 자신은 평균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는 심리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로, 이제는 문화의 일부가 되었으며, 더 일반적인 '평균 이상 효과'의 대표적인 예로 자주 거론된다.
아래의 두 질문을 해보자.
- 당신은 운전을 잘 하는가?
- 당신은 평균보다 운전을 잘하는가?
첫 번째 질문은 쉬워서 재빨리 대답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운전자가 그렇다고 대답한다. 두 번째는 운전자들의 평균 실력을 알아야하는 훨씬 어려운 질문이라 대부분은 진지하고 정확하게 대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사람들은 평균을 생각하지도 않은 채 자신을 평균과 비교한다. '평균 이상 효과'를 자기 과정 성향이 아닌 인지 편향으로 해석하는 증거는, 사람들이 그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일에 대해 물으면("당신은 낮선 사람과 말을 트는 것에서 평균보다 나은가?") 주저 없이 자신을 평균 이하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자기가 그런 대로 잘하는 행동에서는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성향이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86쪽)
결정을 내릴 때 경쟁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뜻일 뿐이다. 그리고 이 결정에서도 어려운 질문이 좀 더 쉬운 질문으로 대체되었다. '다른 스튜디오가 개봉할 영화를 생각하면, 몇 명이나 우리 영화를 보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지만, 스튜디오 경영자들은 '우리 영화는 재미있는가, 우리 조직은 영화를 제대로 홍보할 수 있는 가?'라는 더 단순한 질문,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식과 관련 있는 질문을 던졌다. 시스템 1에게 친숙한,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원리와 바꿔치기는 경쟁 간과와 평균 이상 효과를 낳는다. 경쟁을 간과한 결과, 과도한 진입 현상이 벌어진다. 시장에서 이익을 내며 버틸 수 있는 수보다 더 많은 경쟁작이 시장에 뛰어들어, 평균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88쪽)
과신
과신은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원리가 나타난 또하나의 사례다. 우리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보에 의존해 수량을 추정하고, 조리 있는 이야기를 구성해 그 추정치를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어쩌면 정말 몰라서)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 정보를 이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89쪽)
신뢰구간이 넓다는 것은 무지를 시인하는 꼴인데, 재무에 일가견이 있다는 이유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비록 자신은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그 사실을 시인해버리면 대가가 따를 수 있다. 트루먼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말하고 나서 반대 입장을 덧붙일 때 사용하는 "다른 한편으로는 on the other hand"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경제 학자들에 신물이 나서, 명확안 입장을 가진 "팔이 하나인one-armed 경제학자"를 찾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나심 탈래브가 주장했듯이, 경제주체가 주변 환경의 불확실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피해야 할위험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낙관주의는 사회에서도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 위험한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포상을 받는다. 대침체로 이어졌던 금융 위기의 교훈 하나는 전문가들 사이에, 그리고 기관들 사이에 경쟁이 과열되어 위험과 불확실성에 집단적으로 무지해지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90쪽)
자신의 무지를 고스란히 인정하는 전문가는 확신에 찬, 그래서 고객의 신뢰를 받기가 쉬운 다른 경쟁자로 대체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을 편향되지 않게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합리성의 초석인데도 사람들과 여러 기관은 그것을 원치 않는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극도의 불확실성은 사람들을 무력하게 하고, 위험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추측만 가능할 뿐이라고 시인하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러는 그저 아는 척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 된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91쪽)
강한 낙관주의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좋게 말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낙관주의가 실행에 기여하는 바는 분명 긍정적이다. 낙관주의의 주된 이점은 중간에 좌절해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en에 따르면, "낙관적 해명"은 자아상을 지켜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낙관적 태도는 성공의 공은 챙겨도 실패의 벌은 거의 떠안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적어도 어느 정도는 학습될 수 있으며, 셀리그먼은 보험 방문 판매(인터넷이 없던 시절의 흔한 방식)처럼 실패율이 높은 다양한 직업에서 이 훈련 효과를 증명했다. 화난 주부가 면전에서 문을 꽝 닫았을 때 '지독한 여자군'이라는 생각이 '나는 무능한 영업사원이야'라는 생각보다 분명히 한 수 위다. 낙관주의는 과학 연구가 성공하는 데도 필수라는 게 내 생각이다. 성공한 과학자치고 더러는 자신을 속여서라도 자기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부풀리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본 적이 없으며, 그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사소한 실패가 계속되고 좀처럼 성공을 맛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시 말해 과학 연구의 운명 앞에서 풀이 죽는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92쪽)
실패 사전 점검 : 부분 치료
과신은 시스템 1의 특성에서 나온 직접적 결과이며, 이 특성은 길들일 수는 있어도 없앨 수는 없다. 주관적 확신은 스스로 만든 이야기의 논리적 일관성으로 결정되지, 그것이 뒷받침하는 정보의 양과 질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낙관주의와 개인을 길들이는 능력은 개인보다 조직이 나을 수도 있다...게리 클라인은 자신의 제인을 '실패 사전 점검premortem'이라 이름 붙였다. 점검 절차는 간단하다. 조직이 중요한 문제를 거의 다 결정했지만 아직 공식화하지 않았을 때, 그 결정을 잘 아는 사람들을 모아 짧게 회의를 한다. 회의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말로 시작한다. "1년 미래로 갓다고 상상합시다. 우리는 이 계획을 그대로 실행했어요.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5분에서 10분 정도 시간을 줄 테니, 그 참담함의 내력을 짧게 써보세요."...실패 사전 점검은 두 가지 주요 장점이 있다. 일단 어떤 결정이 내려졌다 싶으면 집단적으로 그 결정에 순응하기 쉬운데 그런 상황을 막는다는 점, 그리고 박식한 사람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팀이 한가지 결정에 의견을 모으면, 특히 거기에 지도자의 입김이 들어가면, 그 계획을 바라보는 대중의 의심을 차츰 억제되고, 그 의심은 마침내 팀과 지도자를 향한 잘못된 충정의 증거로 취급된다. 의심 억제는 결국 과신을 낳고, 팀에서는 결정을 지지한 사람만 발언권을 갖는다. 실패 사전 점검의 큰 장점은 의심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결정에 의심을 품은 사람을 격려해, 앞서 생각하지 못한 위협 요소를 찾아보게 한다. 실패 사전 점검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돌발적인 심각한 상황까지 철저히 막지도 못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편향과 무비판적 낙관주의 편향에 취약한 계획의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낙관주의와 관련한 말들
"그들은 통제 착각에 빠져, 문제를 심각하게 과소평가 한다."
"저들은 경쟁 간과 병에 걸린 급성 환자 같다. "
"그들은 실제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믿는 것 같다. 과신의 사례다."
"실패 사전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누군가는 우리가 간과한 위협을 생각해낼지도 모른다. "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저 / 이창신 옮김 / 김영사 393-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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